정신과에 대한 나의 생각
1. 이 글을 쓰게 된 이유
젊을 때 디자인을 전공하고는 뒤 늦게 대학 편입으로 상담심리학을 추가 전공하였다.
그러면서 마음이 아프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분들 중에는 치료를 위해 병원이나 상담소를 유목민처럼 떠도시다 시간, 돈, 에너지를 모두 소진하시고는 결국 지쳐서 치료를 중도 포기까지 하시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되었다. 너무 아타까운 일이었다.
오늘은 그런 유목민 생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실까 하여 나의 경험치를 바탕으로 용기를 내어 도움되실 만한 글을 올려 본다.
@ 심각한 기질적 문제나 심각한 병으로 명명되는 증상이 있으신 분들의 이야기가 아닌 제목처럼 마음이 아픈 분들 위주의 이야기이다.
2. 내가 만난 정신과 내담자들이 말하는 불만. 그러나 알고 있어야 하는 부분들
병원이나 상담소 이용 후 혼라스러움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나에게 했던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았다.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 때 정신과 가는거 아니야? 그러니 환자에게 따뜻하게 이야기 잘 들어줘야지. 잘 듣지도 않고 차갑게 말 자르고.... 마음이 아파 갔는데 기분까지 상했어.... 다신 안가"
"심리상담소의 상담이 도움이 잘 되는지 모르겠어?. 물어보기만 하고 솔루션은 안주고.. 그게 뭐야 ~ "
하물며 소통강사 김창옥 교수님도 정신과에 방문했다가 의사의 태도에 마음만 상해서 돌아왔던 경험을 강연에 녹여내시기도 하셨으니 정신과나 일반상담소나 이런 에피소드들이 꽤 많은가 보다.
3. 다음 사례들을 통해 우리가 생각해 온 정신과와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는지 체크해 보자.
많은 지인들이 불만을 가지게 된 정신과 의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단, 모든 병원이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분명 친절한 병원들이 더 많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병원이 있다면 왜 그렇게 느낄 수 밖에 없는지 조금은 이해를 해야 마음의 상처를 덜 받고 병원을 멀리하지 않을 것 같아 올려 본다.....)
사례1)
남편이 바람을 피워 고통 받던 지인이 신경정신과 동네 병원을 갔단다. 그녀가 의사에게 말했다는 내용은 대략 다음과 비슷하다.
"남편이 아는 지인과 바람을 폈습니다. 남편에게 너무 화가 나서 헤어지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않아서 내가 한심하고 괴롭습니다. 잠도 잘 수가 없어요. 밥도 넘어가질 않아요. 저는 왜 남편을 못 버리고 이렇게 날마다 울면서 괴로워만 할까요? 이렇게 헤어지지 못하고 00처럼 살거면 죽어버려라고 내 자신에게 말하기도 합니다. 그 지인도 용서가 안되고 너무 힘들고 미칠 것 같아요. " 라며 울었단다.
의사 왈
" 제가 깊은 상담은 해드릴 수는 없구요. 수면제나 우울증 약을 처방해 드릴 수는 있습니다. 혹시 법정 싸움하실 때 서류가 필요하세요? 아니면 대형병원에 추천서를 써드릴 수도 있습니다."
그 친구는 이건 무슨 소리인가 당황하여 별 다른 말도 더 못하고 의사가 써주는 추천서만 들고 나왔는데 그 의사에게 화가나고 허망한 심정이었다고 한다.
의사 입장 되어보기
환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들어주지 않는 것 같아서 의사가 원망스러울 수 있었겠지만
의사 입장을 살펴본다면
의사는 환자가 우울증과 불면증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어 증세에 초점을 맞추어 약을 처방해주려하였고 혹시 법정싸움으로 간다면 진단서를 발급 받는게 유리하니 그 방법도 알려준 것이고...
울화가 도를 넘어서 심도 깊은 치료가 필요하다면 그것을 도와 줄 대형병원을 소개시켜 줘야겠구나 싶어 대형병원을 연결해 주겠다고 했을 것이다. 상담시간이 15~20분 정도인 상태에서 의사가 할 수 있는 말은 어쩌면 저 위에 설명 외엔 없었을 지도 모르겠다.
사례2 >
또 한 지인은 할머니의 치매 문제로 온 식구가 출동하여 지방에 있는 대형 병원 정신과를 찾았는데 검사가 끝나고 의사와 대면했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가족들이 목격한 증상과 걱정 되는 부분을 이야기하는데 의사가 건성으로 듣는 것 같더니 말을 자르고 친절함은 일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얼마나 놀라서 왔겠어 그럼. 좀 친절하게 안내해 줄 수 있잖아. 어쩜 그렇게 건성에 말을 다 자르고 차가운거야? 너무 기분이 나빠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더라고.."
의사 입장 되어보기
환자는 이미 치매검사를 이것 저것 받은 후이니 의사는 그 치매 검사 보고서를 확인 했을 것이고 어떤 판단이 섰을 것이다.
의사가 천번은 넘게 들었을 법한 치매에 대한 걱정이나 일상 소개를 가족 둘이 들어와서 15~20분을 다 써버린다면 시간 제약이 있는 의사는 적당히 보호자들의 이야기를 잘랐을 수도 있다..
위의 사례에 나온 의사들 편을 들고 싶어서 드리는 말씀은 아니다. 위와 같은 상황을 내가 겪는다고 해도 나 역시 매우 불쾌했을테니까 더군다나 시간에 쫒김에도 친절하신 의사 분들이 더 많고 일반적이다.
단지 20~25분의 한정된 진료시간은 그 친절함에 한계를 만들기도 한다는 정도는 조금은 이해하여야 불필요한 오해로 치료를 중단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글을 마치며...
내가 병원을 갈지 상담소를 갈지 모를 때에는 일단 의료보험이 되는 병원을 먼저 방문해보고 특정 기질적 질병이나 명확한 질병 명등 심각한 병명이 나온다면 병원에서 계속 이어서 치료 받기를 권하고 싶고 심각한 병명보다는 우울증이나 내적 갈등 또는 단기적 문제 정도라면 심리 상담소를 권하고 싶다.
병원에 다니면서 약물처방을 받고 있지만 만족스럽지 않아 상담적인 부분에 아쉬움이 있다면 병원과 심리상담소 두 곳을 모두 이용하는 것이 효과적이고 그렇게 이용하시는 분들도 꽤 많다는 것도 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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